전체 글 (561) 썸네일형 리스트형 송전탑 반대 주민 릴레이 기고 7. 송전선 순례길, 조희주/ 홍성신문 2026.05.02 “현수막 몇 개 다는 걸로 송전선로를 막을 수 있는 거면 참 좋을 텐데요, 그쵸?”송전선로 반대 현수막을 거는 일을 마치고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서 동행한 활동가가 말했다. 뭐라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는 마음에 자원해 함께 세 개 면을 돌았다. 피까지 차게 식히는 듯한 찬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 강추위에 우는 소리가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날렵한 그의 몸놀림을 보며 말을 아꼈다. 그는 현수막을 튼튼하게 거는 법, 또 수거할 때는 쉽게 풀 수 있는 법을 공부해 왔다며 방법을 알려줬다. 그 모습에 담긴 어떤 해맑음을 따라 투덜거릴 새 없이 칼바람 속에서 낯선 일을 해냈다.그 후로 대책위가 꾸려지며 송전선로를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마을 초입 마다 걸리기 시작했다. ‘철탑 밑에 너 같으면 살겠냐?’ 같은 말부.. 송전탑 반대 주민 릴레이 기고 6. 송전탑 건설이 억강부약의 정책인가?, 이철의/ 홍성신문 2026.04.19 삼성전자가 성과급 논란으로 시끄럽다. 삼성전자 노조는 40조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되 반도체 부문은 1인당 6억원을 달라고 했다 한다. 연초에 SK하이닉스가 고액의 성과급을 받더니 바야흐로 반도체의 봄날이 한창인 모양이다.한국의 반도체 초국적 기업 두 곳의 올해 영업이익이 200조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한다. 이렇게 돈을 잘 버는 기업들을 위해 이재명 정부는 값싼 전기를 공급하려고 한다. 땅끝에서 용인까지 송전탑을 세우고, 송전선로를 건설하여 친환경 전기를 보내준다고 한다. 전기는 물론, 용수도 끌어다 주고, 거기에 따르는 사회적 갈등이나 비용도 모두 정부가 책임진다고 한다.송전선로 건설에 필요한 비용은 모두 한국전력이 책임진다. 한전의 적자가 누적되면 전기료를 인상하거나 국민의 혈세로 감해 줄 테니 결국 .. 송전탑 반대 주민 릴레이 기고 5. 국가정책, 정말 막을 수 있을까?, 김미선/ 홍성신문 2026.04.11 얼마 전 한강 작가의 를 읽었다. 제주에서 3만명이 살해되고 이듬해 여름 육지에서 20만명이 살해된 슬픈 역사. 그리고 여전히 국가는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어쩌면 국가가 직접 인명을 앗아갔던 1948년 제주와 1980년 광주의 국가폭력과 지금 내가 이야기하려는 송전탑 건설계획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국가정책을 위해 국민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 않을까.홍성군에서 송전탑 백지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준비하던 중 받았던 문자 하나가 너무 아프게 다가왔다. “국가사업을 누가 막을 수 있냐. 그냥 외국으로 떠나라” 누구도 우리 동네에, 우리 집 앞에 송전탑이 세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반대한다고 해도 막기는 어려우니 싸울 필요도.. 송전탑 반대 주민 릴레이 기고 4. 당사자의 선언문, 신지인/ 홍성신문 2026.04.04 지금껏 일상적으로 살아오면서 국가 제도의 수혜자라고 느낀 적은 없었고, 오히려 변두리의 소수자라고 스스로 정체화해 왔지만, 송전탑이 지어진다는 계획을 들은 순간 이제는 내가 국가 폭력 피해자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밀양처럼 외톨이 싸움을 하는 게 아니라 초반부터 주민들이 대책위를 꾸려서 대응하는 것이 다행이라고 할까.한창 밀양의 상황이 심각했을 때는 미성년자였던 나도 밀양을 생각하며 도시 사는 공범자였다는 죄책감과, 제대로 함께하지 못했다는 수치심을 느꼈었다. 하지만 사건의 책임자였던 한전과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배운 걸까. 최근 충남도서관에서 겉치레로 치러진 국토 균형발전 토론회를 보면 그들은 인간성의 반성보다는 말살의 효율을 배운 것 같다.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중고등학부가 되면 매년 가을마.. 송전탑 반대 주민 릴레이 기고 3. ‘송전탑 삼천리’ 전동찬/ 홍성신문 2026.03.30 한전에서 이번에 추진하는 송전탑과 선로 설치는, 345KV 초고압송전탑들을 500m 간격으로 설치하는 것이다. 이 선로는 호남지방으로부터 시작해서 충남을 거쳐, 용인 반도체 산단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송전탑의 높이는 50m가 된다고 한다.정부가 이야기하는 ‘수도권 과밀화 해소’는 도대체 어디다 갖다 버린 결정이란 말인가? 가뜩이나 인구가 적은 시골에, 송전탑을 세운다면 과연 도시 사람들이 시골에 와서 살려고 할까? 지방을 살려야 한다면서, 지방을 더더욱 가기 싫은 곳으로 만드는 건 무슨 발상인가?송전탑이 건설되고 나면, 그 지방민들은 이주하고 싶어도 땅이 팔리지 않아서 이주하지 못하게 된다. 이건 즉 그 자리에서, 송전탑과 함께 ‘삭아가라’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이번 공사는 초고압 송전탑들을 1153km.. 우리가 빚진 역사, 윤찬솔 2026.05.07 50년도 더 전에 나온 책(1971년). 우루과이의 언론인이자 저술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가 썼다. 한국에서는 1988년 범우사에서 《수탈된 대지》라는 제목으로 번역됐다. 스페인어 원제는 《라틴아메리카의 열린 혈맥》. 2025년 알렙 출판사에서 원제목을 그대로 살려 다시 출간했다. 영역판을 대본으로 했던 기존과 다른, 스페인어 직역본이다.어릴 적 책장에 꽂혀있던 위인전 시리즈에서 콜럼버스를 처음 읽었다. 대단하고 멋진 사람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신대륙’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라니. 모험심과 험난함을 극복하는 용기와 의지, 그리고 끝내 이뤄낸 업적. 위인에 들 만하지 않은가.그러나 원주민들에게 아메리카는 ‘신대륙’이 아니다. 조상 대대로 살고 있던 땅이었을 뿐이다. 1492년 콜럼버스.. “국책사업은 당연하지 않다”, 이동호 2026.04.30 “여러분 전자파 걱정이시죠? 그런 분은 핸드폰 머리맡에 두고 주무시면 안 돼요.” 지난 2월 구항면 에서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측 용역사 직원이 한 말이다. 내 집터 위를 지나는 초고압 송전탑 문제를, 그는 능숙하게 우리 집안에 자리한 전자레인지와 스마트폰 문제로 상치시켰다. 나는 바로 핸드폰을 열어 송전선로와 건강의 연관관계를 검색해 봤다. 고압송전 설명회에서도 탑에 장기 노출되면 암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뜬다. 초고압 송전선로 경과지의 손해는 분명해 보인다. 한국토지공법학회 2011년 연구에 따르면 345kV 송전선로가 지나는 땅 가격은 평균 29.76% 하락했다. 가격 하락이 모든 것을 말하지 않는다. 부동산 거래량이 절벽처럼 떨어졌다. 이는 결국 송전선로 선하지 주민만의 문제가 아.. 막장, 이예이 2026.04.23 “나이도 젊은데 왜 이런 일을 해.” 주방에서 같이 일하는 분이 어느 날 내게 ‘비전’있는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라고 했다. 사람들 뱃속으로 사라지는 밥, 백날 차려봤자 무슨 미래가 있겠냐고. 예능 프로 열풍에서 보듯 셰프들 특히 남성 셰프들의 인기는 그 어느 때보다 하늘을 찌른다. 똑같이 뱃속으로 꺼지는 음식을 만들어도 그들이 하는 일은 전문성을 겸비한 예술이지만, ‘이모’, 주부, 여성 노인이 하면 ‘이런 일’, ‘그런 일’이 된다. 여성들의 노동을 포함해 육체 노동은 쉽게 멸시 받는다. 윤석열은 대통령 후보 당시 한 대학의 간담회에서 육체 노동을 ‘손발 노동’이라는 비유로 멸칭한 적이 있다.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에서나 하는 것”이라고 발언해 육체 노동자, 아프리카 국가들을 비하해 물의를 빚었다. .. 뇌과학이 밝히는 우리 안의 오류, 이동호 2026.04.16 미국이 이란을 침공하기 시작한 지 50여 일이 되었다. 무엇을 위한 미사일이고, 공습일까. 누가 트럼프에게 전쟁을 시작할 권리를 준 것일까. 소설 《핑퐁》에는 ‘악’이 세상을 아주 파멸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악과 선이 ‘듀스’ 상태로 경기를 이어가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말도 안 나오는 악인들과 그 악행들로 세상이 가득 차 보이지만, 수많은 선행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풀뿌리 같이 촘촘히 다시 또 한 점을 따내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우리나라는 이란에서 떨어져 있지만 전쟁 여파에 속해 있다. 원유 수급 불안정으로 물가 상승과 산업의 차질 등 연쇄 작용이 몰려오고 있다. 우리 생활이 얼마나 석유에 의지하고 있는지 새삼 알게 된다. 앞으로 우리는 생존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풍요를 .. 기후위기 시대에 시골에서 식당 창업하기 〈2〉, 김혜진 2026.04.09 식당을 열어서 건강하고 맛 좋은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려고 할 때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아무래도 메뉴의 가격이다. 국내산 유기농 재료만 사용하자고 욕심을 부리면 가격은 비싸지고, 가격이 오르면 판매가 잘 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음식의 질과 저렴한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 자본주의 사회에서 과연 가능한 것일까?그 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를 읽었다.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씨가 일본의 작은 시골에서 ‘진정한 음식’을 만들어 팔며 ‘진정한 노동’의 의미를 찾는 이야기다. 그는 젊은 시절 농산물 도매회사에 취직해 원산지 허위표시나 뒷돈 거래 등을 목격하며, 끝없는 이윤 추구로 정크 푸드를 양산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회의를 느꼈다. 이에 제빵사가 되고자 빵집에서 근.. 이전 1 2 3 4 ··· 5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