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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당당] 변화를위한서평단 (2023~매주 서평 홍주일보 연재)

기후위기 시대에 시골에서 식당 창업하기 〈2〉, 김혜진 2026.04.09

식당을 열어서 건강하고 맛 좋은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려고 할 때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아무래도 메뉴의 가격이다. 국내산 유기농 재료만 사용하자고 욕심을 부리면 가격은 비싸지고, 가격이 오르면 판매가 잘 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음식의 질과 저렴한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 자본주의 사회에서 과연 가능한 것일까?

그 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를 읽었다.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씨가 일본의 작은 시골에서 ‘진정한 음식’을 만들어 팔며 ‘진정한 노동’의 의미를 찾는 이야기다. 그는 젊은 시절 농산물 도매회사에 취직해 원산지 허위표시나 뒷돈 거래 등을 목격하며, 끝없는 이윤 추구로 정크 푸드를 양산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회의를 느꼈다. 이에 제빵사가 되고자 빵집에서 근무했는데 빵이 잘 팔려 이윤이 많이 남더라도 노동자는 더 많은 생산을 위해 열댓 시간이 넘도록 근무해야 하는 현실에 기함하기도 했다. 

산업사회로 진입할 때 많은 이들은 기술 혁신이 노동해방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고용주들은 향상된 생산기술로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노동을 시키고 더 많은 이윤을 내고자 할 뿐이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산업사회 이전이나 지금이나, 노동자들은 고용주들의 착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 와타나베 마리코/ 더숲/ 2014년 6월/ 14,000원
 
 

저자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공부하며 해답을 찾아간다. 그리고 공장에서 만들어낸 ‘배양균’이 아닌 ‘천연균’으로 빵을 만들고자 균의 세계를 탐구한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기술혁신은 노동해방이 아니라 상품 가격을 하락시키고 이는 임금 하락을 초래한다. 자본주의 구조상 임금 하락을 위해 음식도 값싸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반적인 빵집에서, 언제 어디서나 균일하게 빵을 부풀릴 수 있게 만들어진 ‘배양균’을 사용해서, 빠른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빵을, 숙련된 기술자가 아닌 초보자도 만들 수 있었듯이 말이다.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자는 엄선한 재료를 사용해, ‘천연균’이 가장 잘 발효할 수 있는 환경과 방법을 연구하고, 정성과 수고를 들여 제대로 만든 빵을, 정당한 가격으로 판매하기로 결심했다. 

이러한 선순환을 그는 ‘부패하는 경제’로 명명했다. 천연균은 매우 까다로워서 온도와 습도는 물론이고 어떤 밀가루를 만나고 어떤 물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모습이 천차만별이었다. 균을 둘러싼 환경에 따라 빵은 잘 발효하기도 했고, 그냥 부패해 버리는 일도 다반사였다. 특히 질이 좋지 않은, 농약을 친 밀가루를 만나면 여지없이 부패해 버렸다. 즉 생명력이 있을 때는 발효를, 그렇지 않을 때는 부패하는 것. 여기서 그는 부패와 순환이야말로 자연의 섭리이며, 이 세계에서 부패하지 않는 딱 한 가지를 ‘돈’으로 보았다. 먹거리와 일자리를 값싸게 만드는 ‘부패하지 않는 음식’과 비슷한, ‘부패하지 않고 (증식만 하는) 돈’에서 자본주의의 모순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패하는, 순환하는 경제는 어떤 것일까? 경제활동이 낳은 부는 자연과 지역에 환원되고, 만들어 팔면 팔수록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자연환경이 풍요로움과 다양성을 되찾을 수 있는 경제이다. 이를 위해 근처 농가에서 질 좋은 재료를 사고 그에 걸맞은 가격으로 판매하며 노동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이는 직원, 생산자, 소비자, 자연 그 누구도 착취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저자의 논리를 이렇게 정리하고 보면, 처음으로 돌아가 현실적으로 어디까지 가능할까, 고민이 된다. 또한 저자는 이를 다른 말로 ‘이윤을 남기지 않는 경제’라고도 썼다.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이윤을 남기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될까?

마르크스는 노동 착취를 벗어나기 위해 노동자가 모두 생산수단을 공유하는 공산주의를 말했다. 저자는 이를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의 생산수단을 가지는 ‘소상인’이 되는 것으로 해석했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배양균’이 아닌 ‘천연균’ 기술 연마로 노동 가치를 높게 유지하는 것은 이전 시대의 도제 교육이나 장인의 기술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저자가 말하는 소상인은 이처럼 우리 안의 잠재 능력을 살리는 노동이 삶을 살리고 자연과 경제를 순환시킨다고 말하는 것이다. 소상인은 한 명이 아니라 수많은 소상인이 소상인 연합을 이룰 때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소상인 연합을 위해 작은 소상인이 되어 보고자 한다. 이윤을 남기지 않는다는 건 아마도, 적정 이윤 이상으로 끝없이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단박에 잡을 수는 없지만, 천연균의 생명력을 기억하며 나만의 대안을 찾아가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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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에 시골에서 식당 창업하기 〈2〉 - 홍주일보

식당을 열어서 건강하고 맛 좋은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려고 할 때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아무래도 메뉴의 가격이다. 국내산 유기농 재료만 사용하자고 욕심을 부리면 가격은 비싸지고, 가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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