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을 침공하기 시작한 지 50여 일이 되었다. 무엇을 위한 미사일이고, 공습일까. 누가 트럼프에게 전쟁을 시작할 권리를 준 것일까. 소설 《핑퐁》에는 ‘악’이 세상을 아주 파멸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악과 선이 ‘듀스’ 상태로 경기를 이어가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말도 안 나오는 악인들과 그 악행들로 세상이 가득 차 보이지만, 수많은 선행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풀뿌리 같이 촘촘히 다시 또 한 점을 따내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우리나라는 이란에서 떨어져 있지만 전쟁 여파에 속해 있다. 원유 수급 불안정으로 물가 상승과 산업의 차질 등 연쇄 작용이 몰려오고 있다. 우리 생활이 얼마나 석유에 의지하고 있는지 새삼 알게 된다. 앞으로 우리는 생존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풍요를 경험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다.
북반구에서 근 40년 간 배출한 온실 가스가 지구 기후를 변화시켰다.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간 내 조카가 스무 살이 되는 시점에 폭염은 더 길어져 있을 것이며, 계속되는 가뭄과 강풍으로 대형 산불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 바닷물 온도 상승은 더 강한 태풍을 만들 것이고, 식량은 중요한 안보 요소가 될 것이다. 과학계가 오랫동안 인류 존속에 대한 경고를 해 왔음에도 우린 여전히 석유 문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은 주가다. 전쟁에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대형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의 주가가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40%가 올라 시가총액이 220조 원이 됐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전쟁이 길어짐에 따라 방위산업 빅4로 불리는 4대 기업 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대량 살상과 삶터의 파괴도 돈 앞에선 호재가 된다.
책 《뇌의 역습》의 부제는 ‘인간은 왜 지구 파괴를 멈추지 못하는가’이다. 프랑스의 신경과학 박사이자 저널리스트가 썼다. 저자는 인류가 자기(문명) 파괴를 일으키는 뇌의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인류 뇌는 지성의 요체다. 로켓을 만들어 우주로 쏘아 보냈고, 세포 속 유전자 코드 분석하는 능력도 가졌다. 모두 뇌의 사고능력 덕분이다. 그러나 우리 뇌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지성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생존을 담당하는 원시뇌의 보상체계에 종속되어 있다는 점이다. 바로 도파민이다.
원시뇌는 지구 생명 탄생과 함께 오랜 시간 거듭 진화했고, 생존에 성공했다. 결과물로 탄생한 것이 인류이다. 원시뇌는 생존에 관련된 행동을 했을 때 도파민 보상을 한다. 인간의 근본적인 오류가 이곳에서 출발한다. 생존에 도움이 됐던 보상체계가, 지금 시대에도 멈추지 않고 ’더 많이, 지금 당장’에 세팅돼 있다. 살이 찔 걸 알면서도 우린 계속 단 음식을 입에 넣는다. 매번 현타를 경험하면서도 짧은 영상을 몇 시간이나 보게 된다.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 했고, 새로운 정보 습득은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미래는 불확실하며 현재를 더 중요하다고 여긴 뇌가 생존에 성공했다. 덕분에 살아남은 것이 현재 인류다. 현대 인류에게 돈은 또 다른 생존을 말한다. 더 많은 이성을 만날 수 있고, 편안함과 탐식을 채워준다. 전쟁에도 테마주 검색을 하게 되는 이유이다.
하나하나 당연한 이야기 같은데, 뇌의 근본 동기를 알고 나니 인간(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된다. 인류사에 도파민 욕망을 억제시켜 온 것은 전통적으로 종교였다. 하지만 뇌과학에 따르면 이 방법은 한계가 분명하다. 도파민을 거스르는 인내, 즉 정신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욕망은 어디에선가 폭발한다. 저자는 뇌의 또 다른 기능 ‘의식’에 주목한다. 지성은 방법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의식은 지성이 어느 곳에 쓰여야 하는지 가리키는 방향타다. 가령, 어려운 이웃을 도울 때도 도파민이 분비된다. 파괴 행동을 할지, 창의력을 발휘할지, 어느 행동을 통해 도파민을 분비할지 우린 의식을 통해 결정할 수 있다. 의식을 명료하게 유지하는 것이 인류의 오류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다.
책이 말하듯 인간의 기본값은 ‘생존’이다. 안타깝게도 ‘끝없는’ 탐욕이라는 오류를 바로잡을 ‘의식’은 후천적 능력이다. 70억이 넘는 사람마다 새롭게 수행해야 하는 업데이트라니. 멀미가 나려 한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힌트가 없진 않다. 해결책은 책에서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https://www.hjn24.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155
뇌과학이 밝히는 우리 안의 오류 - 홍주일보
미국이 이란을 침공하기 시작한 지 50여 일이 되었다. 무엇을 위한 미사일이고, 공습일까. 누가 트럼프에게 전쟁을 시작할 권리를 준 것일까. 소설 《핑퐁》에는 ‘악’이 세상을 아주 파멸시키
www.hjn24.com
'[소소당당] 변화를위한서평단 (2023~매주 서평 홍주일보 연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국책사업은 당연하지 않다”, 이동호 2026.04.30 (0) | 2026.05.09 |
|---|---|
| 막장, 이예이 2026.04.23 (0) | 2026.05.09 |
| 기후위기 시대에 시골에서 식당 창업하기 〈2〉, 김혜진 2026.04.09 (0) | 2026.05.09 |
| 누가 제정신일까?, 윤찬솔 2026.04.02 (0) | 2026.05.09 |
| 전기, 홍성-용인, 장정우 2026.03.26 (0) | 2026.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