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사람들과 여러 모임을 하면서 식사할 때마다 듣는 말이 있다. “왜 고기를 안 먹느냐?”라는 질문이다. 나는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1992년부터 가급적 고기를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다.
30여 년 전부터 격월간 잡지 《녹색평론》은 기후-생태위기가 다가오고 있으니 우리의 생활 방식을 바꾸어야 하고, 농업을 중심으로 하는 순환사회로 전환해야만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절박하게 호소해왔다. 나는 1992년 7-8월호 《녹색평론》에 실린 제레미 리프킨의 ‘쇠고기를 넘어서’라는 글을 읽고 육식과 기후위기가 긴밀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된 후부터 육식을 기피해온 셈이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과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오면서 진지하게 육식을 멀리해야 하는 이유를 말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지난여름에 우리 마을 노인회장님이 내게 고기 안 먹는 이유를 물어왔다. “정말로 궁금하시냐”고 했더니 정말로 궁금하다고 해서 한마디로 “기후위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기후위기와 육식의 관계를 정색하고 이야기해보았다.
‘정부정책이나 기업의 산업활동, 타인의 생활방식을 나와 같은 평범한 시민이 영향력을 발휘해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나의 생활방식은 나 스스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나 자신에게 육식을 금지하고, 국내외 여행을 금지하고 있다.
오늘날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폭염, 폭우, 가뭄, 산불의 원인은 무엇인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하면서 과도한 탄소를 배출한 결과가 기후위기이고, 그로 인해 기후패턴이 붕괴된 결과가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산불, 폭염, 폭우, 가뭄 등이다. 과도한 육식과 여행도 대량의 탄소와 메탄가스를 배출하는, 기후위기를 초래하는 원인 중 하나다. 그러니 육식과 여행을 절제해야만 한다’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더니 마을 사람들 모두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도 말라고 이구동성으로 나를 성토했다.
듣고 보니 우리 동네 사람들 대부분은 우리가 기후위기 시대를 살고 있고, 기후패턴이 붕괴되어서 농사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은 피부로 느끼지만, 기후위기의 원인이 우리의 생활방식, 식습관, 사고방식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모두가 기후위기를 이야기하지만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 자체가 위기의 원인이라는 것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날 전 세계에는 소 10억 마리, 돼지 6억 마리, 닭 260억 마리가 공장식 축산으로 사육되고 있고 이 가축들은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3분의 1을 사료로 소비하고 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곡물로 가축의 사료를 생산하고 소 사육농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해온 아마존 열대숲은 콩과 옥수수를 생산하는 대규모 경작지나 목장으로 바뀌어 탄소흡수원에서 탄소배출원으로 전락했다. 아마존 숲의 붕괴는 기후패턴의 붕괴로 이어지고 중남미에 가뭄과 홍수가 일상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육식은 곡물사료의 생산, 가공, 수송에서부터 가축의 사육, 도축, 가공, 수송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막대한 탄소와 메탄가스를 방출하여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축산업의 탄소배출량은 전체 탄소 배출량의 20%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비행기와 자동차를 포함한 교통수단이 배출하는 탄소량은 15%이다. 축산업과 교통수단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합계가 전체 배출량의 35%이니만큼 우리가 육식과 여행만 절제해도 막대한 양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후위기에 평범한 시민이 가장 효과적으로 손쉽게 대처할 방법은 채식과 여행의 절제가 아닐까? 완전한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은 어렵지만 육식을 절제하고 채식을 지향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세상에 아무리 희망이 없다하더라도 자포자기하고 제멋대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좀 더 책임 있게 먹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사는 나에게는 홍성군에서 글로벌바비큐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시내에서 대규모로 고기를 구워먹게 하고 육식을 조장하는 행위를 군 정책으로 추진하는 것은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시대착오적이고 무책임한 행정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거리에서 집단적으로 고기를 구워먹는 행위는 추하고 기괴하다.
재난이 일상화되고 세상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있는데 광란의 잔치를 벌이며 고기를 아귀아귀 먹고 즐기는 것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가? 조금이라도 상식과 염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바비큐페스티벌은 지금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홍성군은 바비큐페스티벌을 지금 당장 중지해야만 한다. 평범한 한 사람의 홍성 주민으로서 군 당국에 요구한다. “홍성군은 지금 당장 바비큐페스티벌을 중단하라!”
http://www.h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6839
홍성비건페스티벌을 맞이하며-홍성글로벌바비큐페스티벌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우리 동네 사람들과 여러 모임을 하면서 식사할 때마다 듣는 말이 있다. “왜 고기를 안 먹느냐?”라는 질문이다. 나는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1992년부터 가급적 고기를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www.hsnews.co.kr
'홍성녹색당 논평,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논평: 비상계엄 1주년> 더 많은 민주주의와 평등을, 성장보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0) | 2025.12.03 |
|---|---|
| 우리는 그렇게 대량으로 고기를 먹어야 하나? - 글로벌 바비큐 페스티벌을 보며, 이철의/ 홍성신문 20251115 (0) | 2025.12.03 |
| 홍성비건페스티벌을 맞이하며: 우리는 연결돼 있다, 신나영/ 홍성신문 20250914 (0) | 2025.12.03 |
| <논평> 홍성군은 ‘축산업의 정의로운 전환’ 시행하라 (0) | 2025.11.01 |
| 지천댐은 잘못되었다는 감각, 장정우 (0) | 2025.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