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선거 다음날, 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넷플릭스보다 드라마틱한 반년이었다. 현실은 드라마와 달리 파괴적이었다. 빈 가게는 늘었고, 물가는 하늘높이 올랐다. ‘12.3 내란’ 저지에서부터 대통령 선거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한숨 돌릴 틈 없이 막중한 국정 운영을 시작해야 한다. 나라 안팎 덮어두었던 문제들이 다시 떠오를 것이다. 밝혀야 할 진실, 처벌해야 할 잘못, 열어야 할 미래가 동시에 진행될 것이다.
조기대선이 왜 치러졌을까. 당연히 불법 계엄 때문이다. 21세기에 왕정국가로 돌아갈 뻔했다. 대선이 끝나며 한 고비를 넘긴듯하다. 우리는 그런 내란 수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되짚어 보아야 한다. 최근 세계 정치 이슈는 극우화다. 휘몰아치는 혐오와 폭력, 정치 불안은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내란 사태로 민주당의 시간이 빨리 찾아왔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3년 전보다 훨씬 후퇴했다. 내란의 상흔은 분열과 불신으로 남아 우리 사회에 오래 지속될 것이다. 헌법파괴 과정에 선거 과정마저 믿지 못하는 불신의 씨앗이 사회에 뿌려졌다. 언론, 사법, 행정에 대한 국가 신뢰 자산이 무너져 버렸다.
부패한 엘리트와 기득권층의 위선은 이미도 있어 왔다. 실망과 좌절의 토양에 파시즘이라는 싹을 틔웠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중도보수를 지칭한 이재명 대통령의 평등, 사회개혁 공약은 3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후퇴했다. 이번 대선에 사실상 승자는 없다. 대한민국 모두가 패자가 되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 1호 행정명령으로 ‘비상경제점검 TF구성’을 지시했다. 꾸준히 제시해 온 경제 살리는 대통령으로서의 첫걸음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지난 30여 년 간 어느 대통령 하나 빠지지 않고 경제 성장을 이야기해 왔다. 이미 한국의 GDP 경제 규모는 세계 13위다. 그럼에도 우린 여전히 불안하고 불행하다.
늘어나는 비정규직 일자리 비율, 그에 따라 증가하는 임금격차, 일해서 번 돈보다 자산이 불어나는 속도가 더 빠르고, 이에 따라 자산 격차는 더욱 심화됐다. 이 격차가 성장이 부족해서인가. 단군 이래 가장 부강한 나라에서 자란 남성 젊은이들이 극우 정치인에게 투표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불행히도 선거를 앞두고 노동자가 일터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 같은 사업장에서 일어난 반복 사고다. 일하다 죽지 않기 위해 오늘도 청년들은 ‘정상’에 오르려 경쟁한다. 대학 입시에 인생을 걸고, 도시로 가서 번 돈의 대부분을 집값으로 낸다. 밥 먹는 시간도 아껴가며 자기 상품화를 한다. 평균과 다르면 비정상인 사회. 차별을 피하기 위해 ‘정상’에 벗어나지 않으려 자신을 부정한다. 그러니까 세계적인 극우화 흐름에는 불평등이 자리하고 있다.
우연인지 기후위기의 원인 온실가스는 최근 40여 년 간 폭발적으로 배출됐다. 인류의 열차는 지구 생태 한계점에 종착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검은 고양이든 하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된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은 ‘어느 고양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 고양이의 시대는 지났다.
따라서 모든 경제 성장이 필요하다고 말해선 안 된다. 어떤 공공 경제를 증진하고, 어떤 불평등 경제를 축소할지 말해야 한다. 우리의 관심이 경제를 어떻게 고칠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성장 담론에 묻혀 잊어온 국가의 역할을 돌아봐야 한다. 돌봄과 복지, 보편적 평등과 노동환경 개선, 지역 소멸 해결 등 불평등 해소가 위기를 극복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선택한 시민의 표에는 사회 대전환에 대한 열망도 담겨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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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해결, 지금 아니면 언제?
대통령 선거 다음날, 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넷플릭스보다 드라마틱한 반년이었다. 현실은 드라마와 달리 파괴적이었다. 빈 가게는 늘었고, 물가는 하늘높이 올랐다. ‘12.3 내란’ 저지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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