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 오랜만에 함께 밥을 먹었다. 밥상에는 유기농 햅쌀로 지은 고슬고슬한 밥과 엊그제 지인과 함께 담근 김장김치와 굴 무침, 무와 배추를 넣고 끓인 국, 그리고 겨울에 가장 맛있게 먹는 살짝 구운 김과 자반 고등어구이로 차려진 푸짐한 밥상이다.
하지만, 우리는 웃지 못했다. 12월 3일 밤, 이 나라의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면서 하루아침에 민주주의가 짓밟혔다. 국민에게 총을 겨눈 대통령, 말이 되지 않는다. 같은 날 우리나라 대법원은 11월 28일 부산환경단체 회원들이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금지’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을 기각시키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박한 밥상조차 제대로 먹지 못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치자 참담하다. 김치를 담글 때 젓갈과 소금이 필요하고 소금이 있어야 된장과 간장도 만들 수 있다. 밥상에서 연결된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 이 작은 순환 관계 하나를 우리는 지킬 수 없게 되고 그때 가서 생각하면 이미 돌이킬 수 없다.
세상은 더 이상 평화롭지 않다. 더욱 암담한 것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보여 주었던 윤석열 정부의 불법적이고 비열한 거짓이 차고도 넘쳐 단 하나의 진실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 지난 14일 오후 4시에 시작된 탄핵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우리 해역 수산물을 조사한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면서 오염수 방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국민을 괴담 유포자로 만들었다. 바다는 시간이 흐를수록 방사능 오염 수치가 올라가고 있는데,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지는 못할망정 윤석열 정부는 일본에 동조하고 국민을 향해 ‘문제 없다’만 반복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 원전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그리고 방사능이 포함된 오염수가 2023년 8월 7800톤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차례 총 4만6800톤이 바다에 투기했다. 앞으로 30년간 매일 최대 500톤의 오염수가 끊임없이 바다로 흘러갈 것이다. 이는 명확한 일본의 불법이다. 그것을 윤석열 정부는 용인했다.
일본은 오염수를 ALPS(다핵종제거설비)로 기준치 이내로 낮춰 방류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삼중수소를 포함한 다양한 방사성 물질은 여전히 포함되어 있다. 특히, 삼중수소는 해양 생태계에 축적되거나 여러 가지 경로로 인체에 들어가면 다른 방사선 핵종보다 세포에 더 큰 손상을 입힌다.
핵 쓰레기로 죽어가고 있는 바다, 그로 인해 해수면의 상승은 지구 온난화를 가속해 지구는 기후 비상사태를 마주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일본 정부는 기존 원전 재가동, 신규 원전까지 계획 중이다. 우리나라는 한술 더 떠 현재 핵발전소 밀집도는 세계 1위이며 25기가 운영 중이며 ‘탈원전 폐기’, ‘원자력 최강국’을 향해 매몰되어 신규 핵발전소 6기 건설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생산은 줄이겠다고 한다. 하루빨리 멈추어야 한다. 이대로 가다 가는 조만간 지구의 71%가 되는 바다가 죽는다.
아이러니하게 2024년 노벨평화상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고 핵무기가 다시는 사용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을 증언을 통해 입증한 공로’로1956년에 결성된 일본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 ‘니혼 히단쿄’가 받았다.
하지만 지금도 후쿠시마 오염수가 지속적으로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그 결과 가장 먼저 희생양이 되는 것은 노동자, 농민, 어민, 자영업자들인 힘없는 국민과 자연이다. 그런데 정부는 우리에게 안심하라고만 한다. 무엇을 안심할까? 그들이 말하는 말이 진실한지를 묻고 싶어졌다. 국민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는 국가를 우리는 믿을 수 없다. 속지 말자.
더 이상 행동하지 않으면 바다가 죽고, 우리가 죽고,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 어쩌면, 저들이 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국민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심리적으로 지배(gaslighting)하려 한다. 우리의 힘으로 탄핵했지만, 이제 시작이다. 두 눈을 똑바로 뜨고, 귀는 활짝 열어 두고, 입과 발은 행동해야 한다. 자발적으로 성장을 잠시 멈추고, 자연과 함께 지구를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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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명 우리가 지키자
가족들이 오랜만에 함께 밥을 먹었다. 밥상에는 유기농 햅쌀로 지은 고슬고슬한 밥과 엊그제 지인과 함께 담근 김장김치와 굴 무침, 무와 배추를 넣고 끓인 국, 그리고 겨울에 가장 맛있게 먹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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