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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가문의 영광, 녹색당 대의원이 되다! - 주은성 (2015-05-04)

주은성 당원은 홍성읍에 산다. 교육이 주관심사다.

이른바 사교육시장에 몸담고 있는데 좀 애매하다, 아니 독특하다..

공부 가르치는 시간보다 간식해먹이는 시간이 더 많다.

아이들도 누워서 쉬기도 한다.

말하자면 개인지역아동센터라고나 할까?

그에게 대의원대회 참가기를 부탁했다.

 

한 달 전 아침,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친한 녹색 당원이었다.

은성쌤~ 소식 하나 전할게요. 이게 기쁜 소식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추첨으로 대의원이 되셨어요. 일단 축하드리구요.”

... 잠깐만... 대의원?”

순간 멍했다가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거리를 두고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내가 그걸 어떻게? 뭘 아는 게 있어야지... 안 그래도 사는 게 바쁜데, 뭐 그런 감투까지 써야 하나? 공부도 많이 해야 할텐데....’

정말 기쁜 소식만은 아니었다.

 

마음의 정적이 흐른 후, 녹녹학교에서 읽은 알렉산더 게레로의 제비뽑기 정치라는 글이 떠올랐다.

그는 공직자를 뽑을 때, 선거를 없애고 제비뽑기로 할 것을 제안한다. 선거를 없애야 하는 이유로 기득권 세력이 선거를 너무 쉽게 이용한다는 것과 선거로 뽑힌 공직자가 뽑아준 사람들을 위해 책임정치를 하지 않고 자본가의 이익에 봉사 한다는 점을 들었다. 게레로는 대의제 자체를 버릴 것까지는 없고, 제비뽑기로 다양한 보통 시민들을 뽑는다면 사회 구성원 전체의 의견과 반응을 수집할 기회를 갖게 된다고 했다. 선거로 뽑은 대표는 모든 안건을 학습해야 하며, 유권자 신뢰 얻기, 선거모금 운동에 시간을 많이 쓴다. 그에 비해 제비뽑기에서는 단일한 안건에 집중할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된다고 했다.

 

얼마 전, 나는 장점이 많은 제비뽑기 시스템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수혜자가 되었다. 그것은 기쁜 소식이었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대로 가문의 영광이었다. 수락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하.

 

그 기쁨은 대회 참가 중 더 크게 다가왔다. 메일로 참가 안내와 안건 자료들이 계속 보내졌는데, 자세하게 알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고. 현장에서의 진행상황이 잘 상상되지 않았다. 나는 시험공부를 반밖에 못한 학생의 심정으로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3차 대의원대회는 총161명 대의원 중 109명이 참석해 역대 최고의 참석률을 보였다. 인원뿐 아니라 토론 열기는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위기에 비례하듯 뜨겁고 진지했다. 무거운 마음을 안고 간 보통의 당원인 나는, 진행과정, 토론, 현장 분위기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게레로의 말처럼 당면한 구체적인 과제에 대해 배우고 숙고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대회를 마치고 며칠이 지났다. 이 글을 쓰면서 자료집을 넘겨본다. 그리 어렵지 않다.

 

내년에 대의원 당첨(?) 전화 받으시는 분, 가문의 영광입니다. 미리 축하드려요~

 

창문 너머 봄꽃과 봄비가 아름답다.

녹색당도 활짝 피어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