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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소소당당] 변화를 위한 서평단

사랑하는 능력을 잃어가는 아이들, 노승희

①우리나라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2022년 61.7%로 자연분만의 비율을 넘어섰다. 무통주사라 불리는 마취약을 이용한 무통분만율도 60%를 넘어섰다. ②10대 청소년들의 현주소를 나타내는 수치들을 살펴본다. 

△자살률: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OECD 기준으로 환산한 자살률은 지난해 10만 명 당 24.8명으로, OECD 평균(2021년 기준) 10.7명의 두 배를 웃돈다.)이다. 코로나19 이후 모든 연령대의 자살률이 증가했지만, 10대 청소년의 자살률은 역대 최대로, 2023년 한 해 하루 38명이 목숨을 끊은 것과 같다. 

△범죄율: 최근 5년간 촉법소년(만 10~14세 미만)은 6만 명이 넘으며, 2021년과 2022년 사이 2배가 되기도 했다. 그로 인해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청소년에 의한 강력 범죄도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 초부터 이달 4일까지 접수된 학교 딥페이크 성범죄 신고는 총 509건, 피해자 수는 840명이다.

△마약범죄율: 2018년 56명에서 2023년 786명, 청소년 마약사범의 규모는 5년 새 14배 넘게 폭증하고 있다.

 



①과 ②의 추세를 연결해 생각하는 것은 억지일까? 사람의 탄생과 이후의 건강, 행동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 <농부와 산과의사>의 저자 미셸 오당은 여행을 하는 도시가 얼마나 안전한 지 살필 때 그 곳의 제왕절개 비율을 살핀다. 제왕절개의 비율이 높은 곳에서는 아주 조심을 하고, 비교적 산과적 개입의 비율이 낮은 곳에서는 안심을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그는 1번, 산업화된 출산으로 많은 이들의 탄생 환경이 바뀌어 가는 추세와 2번, 10대의 자살률, 범죄율이 높아져 가는 추세를 연결하고 더 자세히 살핀다. 그는 10대 청소년들의 가슴 아픈 현주소를 ‘사랑하는 능력의 손상’이라고 말한다. 폭력범죄는 ‘타인을 사랑하는 능력의 손상’이며, 자살 등의 자기 파괴적 행동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의 손상’이다. 

더 놀랍고도 참담한 연구 결과들이 이어진다. 미셸 오당은 여러 연구 논문들을 참고해 범죄자 또는 자살자들의 탄생 배경을 연구했다. 그 결과 ‘사랑하는 능력이 손상된 자’들은 항상 탄생 시의 위험 요인이 있었다. 예를 들어 겸자 등을 사용해서 기계적으로 분만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했던 사람은 기계적 방법을 사용해서 자살을 할 확률이 높으며, 탄생 시 무호흡을 경험했던 사람은 질식사로 자살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출산 시 산모가 분만 마취약을 사용하면, 아이가 그 후 마약중독자가 될 확률이 통계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이 모든 통계적 산출은 결국 탄생 시의 환경이 아이의 ‘사랑하는 능력’에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증거가 된다. 무섭도록 치명적인 연결이다. 산모의 분만 방식이 곧 아이의 탄생 환경이 된다. 아이의 탄생 환경이 이후 아이의 삶에 긴밀하게 연결된다면, 그것도 자살과 범죄 등의 확률을 높인다면, 산과적 개입이 적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탄생으로 아이가 사랑하는 능력이 잃지 않도록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출산을 치유함으로써 지구를 치유하자.’ ‘농부’와 ‘산과의사’라는 우화와 같은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산업영농과 산업적 출산을 연결한다. 영농과 출산 모두 규모화, 기계화, 시스템화가 되며 빠르고 효율적이게 됐다. 하지만 생명의 바탕이 되는 자연의 법칙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생명은 유한하나 영원히 순환한다. 농부가 기르는 농산물과 축산물은 식재료가 되어 우리의 몸을 구성하고, 탄생한 아이는 우리 사회를 구성한다. 그 아이가 또다시 먹거리를 기르는 누군가가 된다. 미래의 아이들이 ‘대지에 대한 존경’을 품고 타인과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우리는 산업화돼서는 안 될 것들이 산업화된 현실을 다시 바로 잡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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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능력을 잃어가는 아이들 - 홍주일보

①우리나라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2022년 61.7%로 자연분만의 비율을 넘어섰다. 무통주사라 불리는 마취약을 이용한 무통분만율도 60%를 넘어섰다. ②10대 청소년들의 현주소를 나타내는 수치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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