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기고 20) 3.11 후쿠시마 원전 사고 14주기에 부쳐, 이철의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오염수를 방류한 지 1년이 되어간다. 소금이 품귀현상을 빚고, 전복을 비롯한 어패류와 수산물을 먹어도 되는지 떠들썩하던 일들이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진다. 커다란 사건들이 줄을 이은 데다 사람들은 먹고 살기에 너무 힘겨웠다. 뉴스를 검색해보니 3월 4일 후쿠시마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제주도에 와서 해녀들에게 “일본이 오염수를 무단 방류한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건은 잊힐 것이다. 방류한 지 2년이 되면 해류가 우리의 근해 부근으로 돌아온다니 그때 다시 화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그동안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만 거론했지만 더 불길한 위험에는 눈을 감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바로 날로 확대되는 핵발전소 건설 문제이다.
세계는 날로 핵발전소 건설을 늘려가고 있으며 한중일 3국의 현황만 보아도 그 심각한 정도를 알 수 있다. 한국은 현재 25기의 원자로가 운영되고 있으며 신한울 3, 4기 건설 재개 및 신규 핵발전소 건설계획을 발표하였다. 2030년까지 핵발전소 발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SMR 등 소형 원자로 건설을 계획 중이며 핵발전소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2023년 기준 50기 이상의 원자로를 운영 중이며 20기 이상을 건설하고 있다. 2035년까지 핵발전소 발전 용량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SMR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추세대로라면 중국은 2030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핵발전소 보유 국가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로 핵발전소 비중을 축소했지만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기준 10기의 원자로를 재가동하였으며 2030년까지 핵발전소 발전 비중을 20~22%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마디로 평하면 한중일 모두 핵발전소 건설에 급급하고 사고 위험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핵발전소가 위치한 해안선이 서해안에서 남중국 해안에 걸쳐있어 위험도가 더욱 심각하다고 할 것이다.
우리 충남의 서해안은 예로부터 천혜의 수산자원 보고였다. 어릴 적 광천의 독배에 수산물을 실은 배가 들어와 물고기와 김, 미역등 해산물을 내렸고 바지락, 게, 밴댕이, 박대, 전어, 갈치, 골뱅이같은 수산물이 흔전만전했다. 그러나 태안에서 서천까지 드넓었던 갯벌은 간척지를 위한 방조제로 상당히 사라졌고 대규모 화력발전소가 들어온 후 수산물의 씨가 말랐다. 경제 발전을 위해 갯벌을 희생한 것이다.
이제는 화력발전보다 핵발전소가 더 깨끗하고 효율적이며 친환경이라는 논리를 가지고 세계가 경쟁하듯 추구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더 잘 먹고 편하기 위해 핵발전소에 눈을 돌린 것이다. 만약 한국이나 중국의 핵발전소에서 후쿠시마처럼 사고가 일어난다면 그 후과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한국이나 중국은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지 않고 재처리하거나 육지에 가둘 것인가? 일본이 이미 바다 방류를 감행하였고 국제사회가 이를 용인하였다. 선례가 이미 만들어졌으므로 일본을 따라 하기가 십중팔구일 것이다.
인류가 더 풍요하고 편한 생활을 추구하는 한 핵발전소는 더 늘어날 것이다. 우리는 잠시 숨을 멈추고 다음의 질문을 해보는 게 어떨까? 우리는 지금보다 가난해지면 안 되는가? 우리는 지금보다 더 불편하게 살면 안 되는가? 우리는 직접 손발을 놀려 농사를 짓고, 물건을 만들면안 되는가? 경제발전을 위해 인구는 계속 늘어나야 하며, 노동력 확보를 위해 도시로 집중되 어야 하는가?
이런 근원적인 의문을 사회가 가지지 못한다면 핵발발전소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와 같은 위험은 더 커질 것이며 훗날 2023년의 오염수 방류는 작은 사건으로 잊혀 질 날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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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후쿠시마 원전 사고 14주기에 부쳐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오염수를 방류한 지 1년이 되어간다. 소금이 품귀현상을 빚고, 전복을 비롯한 어패류와 수산물을 먹어도 되는지 떠들썩하던 일들이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진다. 커다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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