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의 바비큐 페스티벌, 신나영/ 홍주일보
한국에 축산의 메카 홍성이 있다면 유럽에는 축산의 종주국 독일이 있다. 소시지나 햄 등 갖가지 고기 요리가 유명한 독일은 1991년 1인당 육류 소비가 60kg을 넘었지만 2023년에는 51kg으로 줄었다. 동물과 환경을 생각해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기후과학자들은 이대로 기후변화가 진행된다면 2100년 인류가 멸종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들은 인류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는 지구 평균 기온 변화를 1.5도 이내로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난해 한 해 지구 평균 기온을 측정한 결과 1.52도의 온도가 상승했다는 외신의 보도가 있었다. 이 뉴스가 아니어도 우리는 지구의 온도계가 이상해지고 있다는 것을 길고 뜨거운 여름과 높아진 채소와 과일의 가격으로 실감하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지구의 온도 변화와 우리가 먹는 고기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소고기 1kg을 먹으면 온실가스를 100kg 배출하게 된다. 돼지고기는 12kg, 닭고기는 10kg이 배출된다. 2023년 한국인 1인당 육류 소비량은 주식인 쌀 소비량 56kg보다 많은 60kg이었다.
2023년 1인당 육류 소비로 인한 온실가스 발생량을 계산하면 약 2톤이 나온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12톤 중에 16.6%에 달하는 양을 고기를 먹음으로써 발생시킨 것이다. 이는 수송으로 인한 배출량 추정치 15.2%보다 높다. 고기를 먹는 것이 교통 수단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더 높은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고기를 만드는 가축을 키우기 위해 많은 자연 자원이 소모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열대우림의 70% 이상이 사료 작물을 키우기 위한 경작지와 방목지를 위해 사라졌다. 소고기 1kg을 만들기 위해서는 1만 5000L의 물이 필요한데 이는 한 사람이 약 3달 동안 먹고 씻고 생활하는 데 드는 물이다. 전 세계 생산되는 콩의 80%는 가축의 먹이로 이용되는데 이를 사람들이 먹는다면 식량 부족으로 인한 기아 문제는 없을 것이다.
전 세계인이 채식을 한다면? 80%의 목초지를 숲으로 되돌릴 수 있다. 탄소 흡수량도 늘어나지만 생물 다양성 또한 늘어난다. 이런 극단적인 가정은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고기 소비를 줄이는 것은 생활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다. 설렁탕 한 그릇을 먹으면 10kg의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콩나물국을 먹으면 0.5kg이 발생한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온실가스를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
우리의 미래, 우리 다음으로 오는 세대의 미래를 위해서 무엇을 먹어야 할까. 그리고 축산의 메카인 홍성은 지금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과연 바비큐 페스티벌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당장의 입맛을 위해서 미래를 끌어다 쓰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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