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녹색당 논평, 칼럼

7월 18일의 단상, 김은희 (이용록 군수 기고문에 부쳐)/ 홍주일보

인어 2024. 8. 15. 10:34

 

기회가 생겨서 여름을 영국 런던에서 보내고 있다. 홍성 집에는 바람이 불고 비가 무섭게 내린다는데 런던은 맑고 화창하다. 걷고 또 걸어도 좋은 날씨이고, 도시이다. 인기 있는 관광지인 트라팔가 광장으로 가기 위해서 런던 워터루 역에서 내린다. 이어서 사우스 뱅크 센터를 지나 다리로 템즈강을 건너 북쪽으로 간다. 이 길을 거의 매일 지나다니는데 덕분에 사우스 뱅크 센터 앞에 있는 넬슨 만델라 상을 매일 보면서 지난다.

 

7월 18일에도 그 길을 걸어서 트라팔가 광장까지 왔고 광장 앞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 교회에 들어가게 됐다. 그렇게 우연히 들어간 곳에서 30분 정도 넬슨 만델라 인터내셔널 데이 기념 예배에 참석했다. 예배는 넬슨 만델라에 대한 짧은 소개와 아프리카 전통 노래로 시작해 6곡의 합창과 찬송으로 진행됐다.

 

만델라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흑백분리정책에 대항, 무장투쟁을 하다가 1962년 체포돼 27년 6개월 복역하고 풀려난다. 1991년 아프리카 민족회의 ACN 의장으로서 당시 남아공 대통령이었던 프리데리크 빌렘 데 클레르크 백인정부와 협상을 통해 인종분규를 종식한다. 그 공로로 1993년 데 클레르크 대통령과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했고, 다음해 모든 인종이 참가한 총성에서 승리해 1994년부터 1999년까지 흑인 최초 대통령으로 일한다.

 

만델라는 퇴임 후에도 남아공 국민은 물론이고 전 세계로부터 존경받았고, 2013년 죽기 전까지 행동으로 민주주의와 세계평화에 기여했다. UN은 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표시로 만델라의 생일인 7월 18일을 ‘넬슨 만델라 인터내셔널 데이’로 기념하고 있었다고 한다. 영국에 오기 전까지는 몰랐던 내용이다.

 

그날 또 한 가지 뉴스를 보게 됐다. 한국에 그것도 충청도에 비가 많이 온다는 소식 때문에 요 며칠 걱정이 돼서 핸드폰으로 한국 뉴스를 챙겨봤다. <홍주신문>을 살펴보다가 7월 18일 막 올라온 ‘동전의 양면과 군정의 방향’이라는 이용록 군수님의 특별기고문을 읽었다. 취임 2주년을 맞이하면서 이런저런 일을 했고, 앞으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군수님은 2023년 글로벌 바베큐 페스티벌과 남당항 개발, 서부면 대형산불의 신속한 대응과 그 이후 대형리조트 개발계획 그리고 홍희딸기의 홍보 등 대강 이 네 가지를 치적으로 생각하시는 듯했다. 읽고 나서 바로 개운하지 않고 뭔가 걸리는 게 있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해 글로벌 바베큐 페스티벌 당시에는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와 홍성군수가 손잡고 진행한 축제라고 크게 홍보했었다. 온라인 블로그 몇 개만 찾아봐도 백종원 대표의 얼굴이 홍보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바베큐 페스티벌은 그 바로 직전 예산 맥주축제 성황에 이어 백종원 효과라는 게 여론이었다. 그런데 그 대표가 요즘 문어발식 사업확장으로 인한 점주들과의 갈등으로 연일 부정적 뉴스에 오르내린다. 그런 전후 사정 때문인지 ‘백종원’이라는 이름이 쏙 빠진 것이 찜찜했다.

 

한 가지 더, 찾아보니 특별기고가 올라오기 2주 전인 7월 4일에도 취임 2주년 회견 내용이 기사로 올라와 있었다. ‘뭘 이렇게나 자주…’ 싶기도 하다. 이렇게 자꾸 언론을 통해서 아직 진행 중인 일은 이미 잘한 일로, 아직 시작도 안 한 일은 이미 진행 중인 일처럼 잘못 퍼질까봐 우려스럽기도 하다.

 

이용록 군수님의 임기는 이제 반이 남았고, 임기 마치고 재임하실지 퇴임하실지 알 수는 없다. 어찌 됐든 군수님의 공과는 퇴임 후 군민들이 판단할테니 민망한 자화자찬은 멈추시는 게 어떨지. 하나하나 따지거나 확인할 여력은 없고 그저 7월 18일에 들었던 두 가지 짧은 생각을 쓴다.